시즌스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sns를 통해서였다. 졸업작품이지만 퀄리티가 너무 좋아 화제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당시 나는 애니메이션에 큰 관심이 없어서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그냥 초록색 얼굴을 한 주인공이 잘 생겼다고만 생각했고 지금에서야 이 애니메이션을 다시 보게 됐다.
<시즌스>라는 영화 제목에 맞게 계절에 관한 이야기다. 봄에 아직 피지 못한 꽃인 ‘사라’는 ‘봄’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봄인지라 계절이 지나면 떠나야만 했다. 그런 봄은 사랑의 징표로 나비를 주고 떠난다. 사라는 나비를 지키려고 애쓰지만 계절의 순리에 따라 꽃은 지게 된다.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졸작이 이런 퀄리티가 나올 수가 있나?라는 생각이었다.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계절을 의인화하며 봄은 산뜻하고 아름다운 요정으로 여름은 든든한 청년의 모습으로, 가을은 매서운 장년의 마녀로 겨울은 노년의 장군으로 표현한 것이 시간의 흐름과 각 계절의 특징을 잘 나타낸 것으로 보였다. 단편 애니메이션인 것은 아쉬웠다. 조금만 길었어도 각 캐릭터들이 더 잘 담기지 않았을까 싶기는 했다. 하지만 8분 안에 몰입도 있고 탄탄한 서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랍다. 사계절의 끝을 달리고 있는 지금 이 애니메이션을 보며 올해를 한 번 되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사라가 여러해살이 식물이었다면 봄을 다시 만날 수 있었을 거라는 누군가의 리뷰가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