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_5731.JPG

제목 그대로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는 우타다 히카루의 First Love라는 곡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마지막 키스는 담배맛이었다로 시작되는 가사는 ‘당신의 마음속에 내 자리도 있었으면 좋겠어요’와 같은 애절한 마음으로 끝난다. 드라마는 우타다 히카루의 노래를 따라가지만 그 안에 어른의 후회를 더했다. 시간이 지나 잃어버린 꿈과 사랑을.

이루지 못한 일은 왜 기억에 남을까.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심리라지만, 가장 원망스러운 부분이 아닐까 싶다. 불현듯 몰아치는 그 시절의 기억은 갑자기 신발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눈 같다.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는 드라마 초반에 이런 모든 퍼즐과 같은 기억이 우리의 도화지를 채운다고 말한다.

그 모든 퍼즐이 지금의 ‘나’라는 사람을 만든 것처럼, 나의 어린 시절에 누구보다도 진한 발자국을 꾹- 남긴 첫사랑은 나의 일부분일 수밖에 없다. 주인공 ‘하루미치’의 핸드폰 비밀번호가 여전히 ‘야에’의 생일인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 드라마를 보는 순간,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듯이 그날의 기억은 함께 나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는 보편적인 첫사랑 서사를 따라가지만, ‘좋다’고 느껴지는 지점이 분명하다. 사랑 이야기만 하지 않았으며, 대사와 영상미가 아름답다는 것이다.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주인공 ‘야에’의 성장이 기반이 된다. 꿈을 좇는 대신 결혼을 하느라 스튜어디스라는 직업을 마음에 늘 품고 있던 한 여성의 후회는 공감이 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대사 역시 어른이 된 후 머뭇거리기만 한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선물한다.

어쩌면 이 드라마가 고통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의 ‘나’가 계속 떠오르기에. 첫사랑이었던 누군가가 떠오르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를 보길 바라는 점은 분명 지금의 ‘나’를 나아가게 만드는 한 문장(대사)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으며, 겨울을 온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당신에게 소복이 쌓인 눈을 비추는 따스한 가로등 불빛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