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최고 시청률 32.9%에 달하는 2000년대 최고의 화제작. 이 몸은 <꽃보다 남자>다.(F4의 레드카드를 받고 싶지 않다면 부끄러워하지 말 것...) 누가 이 드라마를 좋아해?라고 묻겠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두가 봤다는 걸 안다. 구정표인지 구준표인지 이 정의 소녀 금잔디가 널 가만두지 않겠다며 소리치던 장면처럼 에디터 네즈는 외친다. 슬플 때마다 꽃남 보고 Lucky 들으면 왜, 뭐?!
일본판, 한국판 둘 다 본 사람으로서 조금 더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은 일본판이다. 그럼에도 한국판을 주로 찾게 되는 이유는 꽃남 한국판에는 그 시절의 내가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소설에 중독되어 일진과 사랑에 빠진 ‘나'를 상상하거나,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주저앉지 않고 맞서 싸우는 캔디형 캐릭터에 빙의하던 그 시절... 구준표는 인소 속 남자 주인공의 정석이었고 금잔디는 캔디형 캐릭터의 대표였다. <꽃보다 남자>는 나의 사춘기를 대표하는 작품이 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지금 보면 많은 문제점들이 보인다. F4는 학교 폭력의 가해자들이고 금잔디는 신데렐라 서사를 따른 캐릭터라 비판받아 마땅하다. 만약 이런 드라마가 현재 방영을 앞두고 있다면 엄청난 비난을 받을 것이다. 나 또한 시청을 거부할 거다. 그럼에도 <꽃보다 남자>를 주기적으로 찾는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추억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오로지 그 이유 하나다. 한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풀뱅, 햅틱 핸드폰, 거리의 풍경 등이 그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그래서 늘 1화만 보게 된다. 한 시간 동안 <꽃보다 남자>를 보며, 아무것도 몰랐지만 세상에서 나만 힘들었던 사춘기 시절의 에디터 네즈를 마주한다. 사실 1화 이후로 도저히 오글거려서 못 보는 것도 있다. 그렇게 한 편이 끝나고 ‘그때 그랬지~’ 추억 회상과 조금의 후회, 그리움을 지나면 마음이 괜찮아지는 순간이 온다.
언제나 이렇게 웃어요 난. 세상이 힘들게 해도 난 절대 눈물은 보이고 싶진 않죠.
<꽃보다 남자>의 OST ‘Lucky’까지 들으면 아무리 뜯어도 다시 자라는 금잔디처럼 어른의 삶을 잘 견딜 수 있게 된다. 문득,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가 가장 좋아하는 꽃보다 남자 OST는 무엇인지 궁금해진다.(피드백으로 남겨주세요🤗) 우리 함께 하얀 천과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꽃보다 남자>로 추억 여행을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