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누와 무기의 21살부터의 5년 연애 이야기이다. 21살부터 취업을 앞둔 대학생, 취준생 기간을 거쳐 입사를 하는 모든 과정이 5년에 들어있다. 그들은 천생연분처럼 똑같고 잘 어울렸다. 하지만 그들이 같았던 것은 그저 상황이 우연하게 맞물렸던 것이다. 가장 격변했던 시기에 둘은 결국 틀어진다.
“내 인생의 목표는 ‘키누와의 현상 유지’야.”
무기는 말했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잔잔하지만 느리지 않게 전개된다. 정말 어떤 커플의 일상을 보는 것처럼 현실적으로 영화에 풀어냈다. 제목처럼 꽃다발같이 예쁘고 향긋하게 연애를 하지만 꽃다발은 영원하지 않다. 물병에 꽂아 꽃이 시들지 않게 노력하지만 결국 꽃은 시든다. 이런 과정을 일본 특유의 분위기와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잘 담아냈다.
21살의 키누와 무기, 그들은 막차를 놓치면서 만난다. 좋아하는 영화도 작가도 티켓을 책갈피로 사용하는 것까지 똑같다. 심지어 처음 만난 날 같은 운동화를 신고 온다. 취향과 생활습관이 비슷하고 같은 생각을 하며 우연히 겹치는 것이 많았던 둘. 자연스레 서로에게 끌린다. 취미와 관심사가 같고 같은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 운명이라고 생각이 들만하다.
그렇게 스물하나의 나이처럼 맑게 서로를 사랑한다.
하지만 마냥 스물하나처럼 사랑할 수가 없다. 처음엔 키누가 취업에 열심히 무기는 하고자 하는 것을 쫓는다. 둘은 가치관이 조금 달랐지만 서로를 보듬는다. 그리고 같이 살게 된다.
그러면서 키누는 취업 대신 알바를 하며 자신이 하고픈 것을 하고자 하고, 무기는 취업을 꼭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서로의 가치관이 뒤바뀐 것이다. 오래 함께 있고 싶다면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한다는 무기.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고 싶다는 키누. 무기가 취업을 하면서 소통의 부재가 생기고 이런 가치관의 충돌이 잦아진다.
“내 인생의 목표는 ‘키누와의 현상 유지’야.”
무기가 말했다.
현실에 부딪히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들을 달라진다. 그것을 ‘결혼’으로 이어가려는 무기와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키누. 그들은 제목처럼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어쩌면 ‘5년 후에 만났다면 계속 사랑하지 않았을까’, ‘역시 사랑은 타이밍이다’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와는 달라 서로에게 이끌리지 않았을 수도 있다. 영원하진 않았지만 21살 각자의 그 상황에 만났기에 그 정도로 사랑할 수 있던 것이었다. 그들은 21살 때 만났고 서로 영원할 것처럼 사랑을 했지만 끝이 있었던 ‘전’남친, ‘전’여친일 뿐이다.
뻔한 사랑을 했고 이별한 그 모든 순간을 한순간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담담하게 풀어냈다. 영화의 마무리도 완벽했다.👋
이 영화를 간단하게 지인에게 설명했다가 5년 사귀었다는 말에 “엥? 5년? 10년도 아닌데 무슨.”이라는 대답을 들은 적이 있다. 5년이라는 기간이 누구에게는 짧고 길 것이다. 이 5년이라는 것보다 20대에서 가장 격변했던 시기에 만나 천생연분이었던 둘이 어떤 현실에 부딪혀 변하게 됐을까. 그리고 무기와 키누의 마지막 가치관과 선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생각하면서 보면 좋을 것 같다. 여러분의 과거 한순간이었을 수도 있고 조만간 올 미래의 순간이 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이 영화는 현재 나의 인생 영화다. 키누 역할의 여주 아리무라 카스미의 드라마 중 좋아하는 작품이 있어서 기대가 되었다. 무기 역할의 남주 스다 마사키는 조연으로 자주 접했는데 이 영화에서 처음으로 주연으로 보게 되었다. 이 영화를 보고 스다 마사키라는 배우를 좋아하게 되었다. 배우의 마스크가 끌릴 정도는 아니지만, 그의 작품들을 보면 연기도 잘하고 각각의 다른 역할에 찰떡이다. 두 배우는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배우다. 이 영화를 아직 보지 않을 분들이 그들이 일본에서 인기가 많고 스다 마사키라는 배우의 매력에 빠져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