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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플러스에는 숨어있는 단편 애니메이션들이 많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유명 애니메이션들의 스핀오프나 프리퀄 형식의 단편들도 많지만, 새로운 스토리의 단편 또한 상당수 있다. 호흡이 긴 영화를 보고 싶지는 않은데 괜히 SNS나 유튜브를 들락거리며 시간을 보내기는 싫은 밤, 디즈니 플러스의 단편 영화들을 하나씩 훑다 보면 알차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작품성이 좋다고 알려진 디즈니 플러스의 단편 애니메이션 중, 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2019년 오스카 최우수 애니메이션 단편 영화상을 받은 <바오>다. 영화는 아침상에 올릴 만두를 빚는 중국계 캐나다인 여성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남편과 함께하는 아침 시간에는 대화 한 마디 오고 가지 않고, 남편이 출근한 후엔 그나마 남은 온기마저 사라진다. 쓸쓸한 마음으로 마지막 남은 만두를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으앙-하며 아기 울음소리를 낸 만두에게 팔다리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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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도 자식도 곁에 남지 않은 엄마는 아기 만두를 사랑으로 돌본다. 그러나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어느새 성인이 된 만두는 엄마보다는 친구와 연인과의 시간을 더 즐긴다. 어느 날 만두는 여자친구와 동거하기 위해 집을 나가려 하고, 이에 분노한 엄마는 충격적인 행동을 감행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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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을 모두 독립시킨 부모들은 종종 '빈집 증후군'을 겪는다. 그들의 품을 떠난 자식들을 보며 외로움과 허탈감을 느끼기도 한다. 영화 <바오> 또한 자식을 독립시키고 난 후 엄마가 겪는 외로움과 우울함을 다루고 있다. 7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과 대사 한 줄 없는 단편 애니메이션이지만, 엄마가 겪는 감정을 섬세하게 보여주어 관객들을 빠르게 이입시킨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에 드러나는 엄마의 진짜 이야기까지. 탄탄한 짜임새와 깊이 있는 스토리가 빼어나 볼 가치가 충분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