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ott 서비스가 있지만 나는 그중에 ‘왓챠’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사람들이 우스갯소리로 왓챠에 대해 얘기할 때 ‘이 영화가 있다고? 그런데 이 영화가 없다고?’라고 하는데 나는 그 이유 때문에 왓챠를 이용한다. 당연히 있을 것 같은 작품이 없지만 가끔, 정말 어쩌다 진흙 속 진주처럼 뜻밖의 발견을 할 수도 있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이다.
작가가 꿈인 병설은 막돼먹은 상사로부터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한다. 어느 날 병설은 충동적인 퇴사 결심과 동시에 상사의 엉덩이를 걷어 찬다. 갈 곳 없던 병설은 어쩌다 어딘가 이상한 모텔에 가게 되었고 모텔 앞에 붙어있는 ‘숙식제공’ 그 네 글자에 정신이 팔려 그곳에서 일하게 된다.
이 작품은 한 대학의 영화예술전공 학생들이 ‘왓챠x신인감독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진 작품으로 <미스터리 바캉스>는 한편 당 10분 내외로 총 두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두 편을 합쳐서 25분 정도인 작품이고, 파일럿이기 때문에 이야기가 제대로 마무리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작품이 좋은 이유로 짧은 시간 동안 나오는 3명의 인물들이 분량과는 별개로 모두가 주인공 같다는 것이다.
대체로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고 전체적으로 작품을 이끄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생각하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그런 것과는 별개로 세 인물의 개성 있는 연기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전개를 통해 인물 모두가 머릿속에 주인공으로 각인되게 만들었다.
이 드라마를 끝까지 봐도 뭐 하나 제대로 해결된 것은 없고 다음 편에 대한 미련만 남는다. 공개된 두 편만큼만 나와도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이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기 때문에 제발 뒷이야기를 썼기를 바라며 언젠가 끝까지 완성된 작품을 볼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