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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 하나 있는데요. 저는 사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어요. 저희 고모가 그랬는데 제 또래 여학생들은 종종 타임리프를 하는 능력이 생기도 한대요. 며칠 전에 교무실 옆에 있던 실험실에서 소리가 나길래 갔다가 누군가 오는 소리에 깜짝 놀라서 넘어져서 어떤 물건을 깨뜨렸거든요? 그때부터 원하는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이 생겼어요. 신기하지 않아요? 물론 이 능력 덕분에 지각도 안 할 수 있고 쪽지시험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제 베프인 치아키가 저한테 갑자기 고백을 하는 거예요. 저는 솔직히 남자로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원래 관계로 돌아가고 싶어서 고백을 받기 전으로 돌아갔어요. 정작 돌아가서 치아키가 다른 친구와 연인 사이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게다가 제가 당했어야 하는 사고를 친구인 고스케가 당하는 일도 일어났어요.

이제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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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은 사람들의 인생 영화라고 불리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내가 재밌게 봤던 몇 안 되는 애니메이션 영화 중 하나이다. 초능력이라는 소재 중 특히 ‘타임리프’는 매우 흔한 소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고 유치하지 않은 이유는 영화 사이사이 숨겨져 있는 디테일한 설정과 마치 내가 겪었을 법한 사소한 일(지각 안 하기, 쪽지시험 다시 보기 등)에 이 능력을 사용하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살면서 한 번쯤 시간을 돌리길 바란다. 나도 이 영화를 보고 내가 그랬던 적이 있었나 생각했다. 그랬다면 재미는 있겠다 생각한 적은 있지만 진지하게 시간을 돌리고 싶었던 적은 없었다. 오히려 미래로 가고 싶으면 모를까. 왜냐하면 분명 나는 과거로 돌아가도 지금과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고, 그때 그 선택이 나에게 있어 가장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도 내 생각과 동일하다. 주인공 마코토는 타임리프 능력을 위기를 넘기기 위해 혹은 그저 자신 앞에 놓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와 같이 회피의 목적으로 능력을 사용했고 결국 남는 것은 후회뿐이었다. 오히려 마코토에게 회피는 지금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내 삶의 중요한 것을 놓치게 만든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을 뿐이었다.

이 영화는 아름다운 작화와 풋풋한 학창 시절 스토리로 우리의 과거 학생 시절을 회상하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현재에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며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며 나를 돌아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