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미, 에이미, 에이미. 다큐멘터리는 다정하게 그의 이름을 부른다. 그가 그토록 바라던 사랑을 담아서 아주 조심스럽고도 따뜻하게. 에이미의 시작부터 2011년 7월 23일까지, 그의 날들을 보여주며 우리는 에이미에게 사랑을 줬어야 했다는 후회가 담긴 말을 반복한다. 에이미가 그의 재능을 마음껏 즐기면서도 행복한 삶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도 그의 새로운 음악을 지금까지도 즐길 수 있도록 우리는 노력했어야 했다.
비록 에이미는 자유로운 곳으로 떠났지만, 경쾌한 리듬과 그 안에 슬픈 목소리는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나는 가끔 에이미의 노래를 듣는다. 그럴 때면, 무대 위에서 무심한 듯 한음 한음 소중히 내뱉던 그가 떠오른다. 리듬에 맞춰 움직이던 몸짓, 무대 위에서 그는 자유로워 보였다. 하지만 에이미는 늘 어딘가에 갇혀 있었다고 다큐멘터리는 알려준다. 레코드사와 처음 만나 아무것도 없이 노래를 부르던 에이미를 보게 되면 납득이 가능할 것이다. 에이미의 노래는, 목소리는 그때 가장 자유롭게 날아다녔다. 그러나 유명해질 수밖에 없던 그의 재능에 모든 삶이 바뀌어버렸다. 자극적인 이야기만 원하는 미디어는 에이미를 그냥 내버려 둘리가 없었다. 잘못된 사람과 사랑에 빠진, 그저 한없이 유약했을 뿐인 한 사람을 끝까지 물고 놓지 않았다. 이미 그의 살점은 남아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중들도 미디어의 시선에 맞춰 에이미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결국, 그의 곁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그를 행복하게 하던 음악도 마주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 모든 슬픔의 시작은 목소리부터였으니.
“내 재능을 돌려주고, 거리를 마음껏 걸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할래.”
에이미는 자신의 경호원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 말을 전해 듣는 순간, 마음 한편이 묵직하게 아려올 것이다. 거리를 걷는 그 단순한 일상을 에이미는 원했던 거구나. 고작 그거 하나였구나. 하지만 세상은 들어주지 않았다. 그렇기에 다큐멘터리는 가십지가 늘 보여줬던 술과 약에 취한 에이미는 철저히 가린 채, 본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순수하게 음악을 사랑하지만, 소중한 걸 던지고라도 평범함을 되찾고 싶었던 사람이었음을. 그리고 그가 얼마나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었는지를 알려준다. 에이미는 그저 좋아하는 걸 하고, 사랑을 갈망하는 보통의 존재였다. 깊고 단단한 목소리 속에 여린 마음이 있는.
만약, 에이미를 여전히 약물 중독자로 기억하고 있다면 이 다큐멘터리를 꼭 봐주기를 바란다. 더불어 에이미의 음악을 듣고 있고 그가 그립다면, 봤으면 좋겠다. 그의 목소리는 슬픔이 짙어질 것이고, 음악은 지금보다 더 소중하게 들릴 것이다.
에이미, 에이미, 에이미. 지금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