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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신이 처음으로 본 자막이 있는 영화를 기억할까?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나는 기억하고 있다. 바로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라는 영화이다. 또한 하도 여러 번 돌려봐 노래를 외우고 다음 대사가 무엇인지 맞추기까지 했었다.

짧게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미스터리한 초콜릿 공장인 ‘윌리 웡카 초콜릿 공장’을 견학할 수 있는 5개의 황금 티켓을 찾은 아이들이 공장 체험을 하는 내용이다.

팀 버튼 감독의 영화답게 화려한 색감을 보여주었고 영화에 나오는 모든 과자들과 초콜릿 낙원 세트 등이 CG로 만든 것이 아니라 실제 식용 가능한 과자로 제작되었다는 점이 영화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재밌게 봤던 영화였지만 지금 보면 너무 기괴하고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에 문제가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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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윌리 웡카가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이다. 찰리 외의 4명의 아이들은 각자 성격의 결함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매우 처참하고 잔인한 벌을 받는다.(다람쥐를 쫓아가다가 폐기물 처리장으로 떨어지는 아이) 벌을 받은 후 잔혹하고 단호한 노래와 아이들이 가족과 함께 공장을 나오는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들이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암시를 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어린아이이다. 아직은 과연 그렇게 벌을 주어 자신을 잘못을 깨닫게 해야 할까? 조금 선하게 그 아이들을 인도할 수는 없었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 영화가 “나쁜 아이들은 체벌을 해도 괜찮아.”라는 시각을 담고 있고 자칫하면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주인공인 찰리는 아이들이 위험에 빠지는 순간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그리고 그렇게 잔인한 방식으로 친구들이 사라진 뒤 자신이 최후의 1인이 되자 행복해했다. 과연 찰리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착한 아이’이고 ‘정의로운 아이’일까?

과거 이 영화를 볼 때에는 황금티켓을 기다리는 주인공과 감정이 동기화되어 가슴 졸이며 봤던 영화이지만 이제는 이 영화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일까 생각하며 보게 만드는 영화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