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너무 사랑해서 함부로 선뜻 꺼내놓기 어려운 작품들이 있다. 이 애정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어디까지 표현해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나의 보물창고에 아끼고 아끼는 드라마를 용기 내어 소개하고자 한다. 미국의 어느 사랑스러운 가족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제 좀비 엄마를 곁들인.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잉꼬부부 쉴라와 조엘은 여느 때와 같이 의뢰인에게 집을 소개한다. 그러던 중 아내 쉴라는 온 사방에 구토를 하다 기절하고, 다시 깨어났을 때 어딘가 다른 사람이 된다. 활력이 넘치고, 본능에 충실해진 쉴라. 안 좋은 변화가 있다면… 날고기를 씹어먹기 시작했다는 정도? 자신에게 찝쩍거리던 회사 동료의 손가락을 홧김에 뜯어먹은 그 날로 쉴라는 신선한 고기 맛에 눈을 뜨고, 하루아침에 ‘언데드’가 된 아내이자 엄마를 위해 이 가족은 인육 조달단이 되어야 한다.
오래 굶으면 본능이 이성을 넘어서는 쉴라를 위해 가족들은 나름의 방법을 찾는다. 그것은 바로 못된 놈들만 골라서 잡아먹기. 금세 새로운 식습관에 익숙해진 쉴라는 신체부위를 박박 갈아 텀블러에 담아 갈아먹고, 식감이 좋은 손가락이나 귀는 간식으로 먹기도 한다.
언데드 가족의 문제는 비단 식재료 조달만이 아니다. 하루하루 마주하는 수많은 당황스러운 상황을 이 가족들은 어떻게든 헤쳐나간다. 사랑하는 엄마와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서다.
슬프게도 넷플릭스에서 시즌 4를 제작 중단하여, 이들의 다음 이야기는 알 수가 없다. 그렇지만 나는 이들이 산타클라리타 어딘가에서 분명 잘 살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언젠가 넷플릭스에 입사하게 되면 <산타클라리타 다이어트>의 시즌 4 제작을 강력 주장할 것을 오늘도 다짐하며!
유쾌하고 귀여운데다 가끔은 철학적인 질문까지 던지는 드라마 <산타클라리타 다이어트>.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