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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연출을 맡은 감독이 직접 배우로서 연기까지 한다는 건, 감독 자신이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바를 가감 없이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인생은 아름다워>의 각본과 감독을 맡은 로베르토 베니니는 극 중 유대인이자 '조슈아'의 아버지인 '귀도'를 연기하며 영화를 통해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몸소 보여준다. 그의 표정과 대사, 몸짓과 손짓을 따라가며 관객들은 어느새 그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유대인 홀로코스트를 다룬 영화다. 아들 '조슈아'의 다섯 번째 생일날, 귀도와 조슈아는 갑자기 들이닥친 군인들에 의해 유대인 수용소로 끌려가고, 아내 '도라' 또한 그들을 따라 기차에 오른다. 귀도는 조슈아가 겁먹지 않도록 1,000점을 얻는 사람이 탱크를 받게 되는 게임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거짓말을 한다. 수용소에서도 힘을 잃지 않는 귀도의 재치와 유머는 도라와 조슈아가 수용소 생활을 견딜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종전 후 수용소에서의 마지막 날, 아내와 아들을 숨기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귀도는 군인들에게 발각되어 총살 당한다. 군인에게 끌려가면서도 조슈아를 위해 우스꽝스러운 연기를 보여주는 귀도의 마지막 모습은 묵직한 메아리로 남아 관객들에게 여운을 안긴다.

영화에서 귀도는 등장부터 퇴장까지, 내내 익살맞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유지한다. 그러나 그는 영화 속 누구보다도 단단하며 강하다. 도라와 조슈아, 그리고 귀도 자신까지, 이 가족이 참담한 수용소 생활을 버틸 수 있었던 힘은 슬픔과 절망을 넘어서는 그의 의연함이다.

영화의 엔딩에서 로베르토는 <인생은 아름다워>가 자신과 아버지의 이야기임을 밝힌다. 또한, 유대인 홀로코스트라는 끔찍한 역사 속에서 자신을 위해 희생한 아버지의 이야기는 아버지가 남긴 최고의 선물이라는 말을 덧붙인다. 그러므로 로베르토가 직접 쓰고, 연출하고, 연기한 <인생은 아름다워>는 그가 감독으로서, 배우로서 세상에 남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