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좀 다녀봤다 하는 사람들 중 우드스톡 페스티벌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당시 핫한 락밴드들의 명연도 그렇지만, 99년 우드스톡은 아비규환 축제의 대명사로 가장 유명하다. 30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몰렸고, 69년 이후 30여 년 만에 부활한 우드스톡 1999는 MTV에 생중계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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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이나 콘서트에 한 번이라도 다녀온 사람들을 알 것이다. 그 에너지가 얼마나 사람들을 흥분시키는지, 그리고 흥분한 사람들이 얼마나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는지. 심지어 99년 우드스톡에서는 엑스터시 같은 마약도 물론 포함이었다.

1년 중 가장 더운 날씨도 한 몫 했다.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열사병으로 줄줄이 쓰러졌고, 탈수 증세를 호소했다. 물 조차도 반입 금지를 시킨 데다 내부에서 판매하는 음식물들은 엄청난 바가지 요금을 쓰고 있어 관객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늘을 찾아다니는 것 뿐이었다.

모두가 반나체 상태에 극도의 흥분 상태였고, 그들을 자제시킬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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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은 날이 지날수록 더해갔다. 바디 서핑을 빙자해 여성들을 마구잡이로 들어 올려 성추행하는 일이 빈번했고, 성폭행 사건만 4건이 신고되었다. 폭력과 약탈에 더해 마지막 날에는 오디오탑을 때려 부수고, 불을 지르는 폭동까지 이어졌다. 존중과 배려가 사라지고 점차 적대감만 쌓여가는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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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사랑을 근본으로 하는 축제가 전에 없었던 끔찍한 결과를 맞게 된 이유는 뭘까. 폭력적이고 선동적인 음악을 하는 밴드? 부족한 시민 의식? 그 모든 것을 있게 한 것은 책임감 없는 프로모터들의 준비 부족 때문임이 분명하다. 프로모터들은 축제의 원가 절감과 수익 증대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했다. 음식뿐 아니라 쓰레기 처리와 하수 처리 모두 하청을 주었고, 전혀 현장을 관리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운영상의 문제에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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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들의 태도다. 2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를 동안 문제점들을 외면하고, 합리화하며 살아왔다. 역대급 라인업과 책임 없는 자유가 주어졌던 만큼, 99년의 우드스톡이 인생에 다시없을 인상적인 경험인 사람도 있을 테다. 그렇지만 즐거움으로 충만한 시간을 보낸 때가 누군가에겐 두 번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 되었다는 점이 진심으로 안타깝다. 최근의 공연장들 역시 열기가 진해질수록 원치 않는 부딪힘, 부족한 편의시설 등 불쾌한 상황들을 마주하기 쉽다. 하지만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전부 이 모든 것을 극복할 만큼 음악이 주는 에너지를 사랑해서 이곳에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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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 모인 모든 축제가 평화와 사랑, 공동체 정신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