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눈길이 갔다. 배우 손석구.
<멜로가 체질>에서 배우 전여빈의 상대역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가 인상 었다. <언프레임드>에서 ‘감독도 하네?’ 생각했다. 감독으로서의 작품도 매력적이었다. <연애 빠진 로맨스>의 광고를 보고 ‘주연도 하네?’ 신기해했다. 지금은 <나의 해방일지>를 보고 손석구 배우의 매력을 다시 느끼고 있다. 그리곤 자연스레 <연애 빠진 로맨스>를 보게 되었다.
데이트 어플로 만나게 된 함자영과 박우리. 이름도 ‘함(한번)’자영이고 ‘빠꾸’리이다. 심지어 둘을 같이 말하면 우리 자영. 영화의 가제도 <우리, 자영>이었다. 가제가 더 좋은 아쉬움이 조금 있다. (상업 영화의 한계인가?)
박우리는 19금 칼럼을 쓰는 업무를 맡게 되고 함자영을 만나 글을 쓴다. 둘은 정말 연애 빠진 로맨스를 한다. 말이 잘 통하는 친구인 것 같기도 하고 그저 즐기는 사이인 것 같기도 하고 서로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한 이상한 관계이다. 연애 말고 연극을 한다는 둘이지만, 역시나 아니다. (^^) 칼럼을 비밀로 썼기에 언젠간 들킬 것이라는 것이 조마조마하기도 하다.
대사 중심의 영화이다. 찰진 대화씬과 두 배우의 티키타카가 흥미롭다. 감독 정가영의 특징과 분위기가 잘 묻어났다. 그는 <내가 어때섷ㅎㅎ>, <조인성을 좋아하세요> 등의 다수의 단편 영화를 찍었다. 보통 연애, 19금, 술을 주제를 많이 다룬다. 독립 영화계에서 여자 홍상수 감독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의 첫 장편 영화가 <연애 빠진 로맨스>이다. 상업 영화이기에 독립 영화에서 보여준 그의 매력이 덜 느껴진다는 평도 있다. 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대사를 즐기면서 보기엔 충분했다. 독립 영화와 상업 영화 그 중간 어딘가에 있는 영화였다.
배우 손석구로 영화를 보게 되었지만, 배우 전종서도 눈에 들어왔다. 매력적인 페이스에 대사를 칠 때 그 배우의 매력이 너무 잘 드러났다. 배우가 그 캐릭터를 잘 살린 건지 캐릭터가 배우에게 찰떡인 건지 둘은 그냥 박우리, 함자영이었다.
“연애 말고 연극”
“솔직해지고 싶었다. 그러려고 연애하는 거 아냐. 근데 이게 뭐 이리 어렵냐.”
“주인공도 해보고 엑스트라도 해보고 조연도 해보고, 그렇게 사는 게 재미제~”
“(칼럼으로 몰래 썼다는 것보다) 다 쇼였다는 거 아냐..”
“오늘 나한테 이것저것 많이 물어봐 줘서 고마워. 나 얘기가 너무 하고 싶었거든”
등등 영화에서 더 많은 현실적인 공감도 많이 가고 톡톡 튀는 대사들을 만날 수 있다.
미국 로코 영화를 보면 이런 소재나 이런 가볍지만 자꾸만 찾게 되는 영화들이 많다. 하지만 한국에는 그런 영화들이 잘 나오지 않는다. 사람들의 관심이 적기도 하고 그저 그런 영화들이 많았기에 더더욱 기대를 안 해서 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 로코 영화보다 비현실적이지 않고 판타지적이지도 않은 딱 적당한 한국 로코 영화였다.
가끔은 이런 가벼운 영화도 좋으니까? 앞으로 잘 만든 이런 영화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