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선택의 후회. 소용없다는 걸 알지만 '~했더라면' 하며 후회를 자주 한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 구절인 만큼 영화의 소재로도 자주 쓰인다. 영화 속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 바꾼 작은 일들이 현재에 걷잡을 수 없는 큰 영향을 미친다. 후회를 한다. 그리고 사태를 원상태로 바꾸기 위해 노력한다. 자주 볼 수 있는 레퍼토리이다.
하지만 <프로포즈 대작전>은 다르다.
결혼식이 열리는 짧은 시간에 반복적으로 타임슬립을 한다. 자신이 있는 사진의 순간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현재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주인공 켄은 이런저런 이유로 행동을 바꾸지 못한다.
요정 같지 않은 요정이 나타나 켄을 사진 속 과거로 보내준다. 마법 주문 같은 문장을 포즈와 함께 외치면 된다.
“할렐루야 ↗↗ 찬-스☆"
그리고 켄은 “으아아아-”를 외치며 빛과 함께 과거로 돌아간다.
그가 과거로 돌아가는 이유는 한 가지이다. 바로 소꿉친구였던 결혼식의 신부인 렌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현재의 결혼식 상황을 바꾸는 것. 하지만 그는 쉽게 행동을 바꾸지 못한다. 과거와 다른 행동을 하더라도 미래에 영향이 미미하다. 그렇게 계속해서 과거로 돌아간다.
‘한 번만.. 한 번만 더 돌아갈 수 있다면..’을 간절히 마음 속으로 기도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실패한다. 온갖 후회를 하면서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을 외치지만 주인공을 자신의 행동을 크게 바꾸지 못한다. 답답할 정도로 이해가 안 간다. 여기서 드라마 포인트 첫 번째가 나온다. 사람들은 사실 자기 자신인 ‘나’를 바꾸기 어렵다. 더 어려운 것은 다른 사람의 선택을 바꾸는 것이다.
자꾸 실패를 하는 켄을 향해 요정은 말을 건넨다.
“몇 번이나 말했지만 네가 과거에서 바꾸려고 했던 일은 고작 몇 시간을 바꾸는 작업이었다. 이미 봐서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자신의 기분이나 생각 같은 게 그렇게 짧은 시간에 바꿀 수 있는 게 아냐. 더군다나 사람의 감정이다. 감정을 바꾸는 건 상당히 어렵다고 말할 필요도 없지”
그리고 요정은 드라마의 두 번째 포인트를 언급한다. 그러니 과거보단 미래의 의지로 살아가야 한다고. 드라마는 이 두가지 포인트를 강조하듯 스토리가 반복적으로 흘러간다.
드라마의 뒷부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작게라도 다짐을 하고 행동을 바꿔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바뀌는 게 없는 켄이지만 작게나마 돌아가서 바꾼 사건들이 모이고 모여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큰 선택을 하기보단 삶을 살아갈 때 나도 모르게 진심으로 선택했던 것들이 모여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건넨다.
사진의 장면들만 봐도 드라마는 유치한 구석이 확실히 있어 보인다. 과장된 모션과 대사를 통해 유치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전하려는 뚜렷한 메시지 하나가 관통한다. 보통 그 메시지는 현실적이고 따뜻하다. 전반적인 일본 드라마의 특징이다. 현실적이면서도 너무 과장된 듯싶지만 위로와 힘을 받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나는 일본 드라마를 보고 또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