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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를 뒤적이다가 우연히 보고 인생 드라마가 된 <18 어게인>. 타임슬립이 주는 감동은 예상가지만 이 드라마는 연출과 OST,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여 감동이 배가 되었다. 이도현이라는 배우를 이 드라마에서 처음 봤고, 좋아하게 되었다. 고등학생, 30대 후반의 애 아빠 연기와 윤상현의 연기톤에 자신의 색을 입히는 연기가 돋보였다. 이도현 배우의 매력이 잘 담긴 드라마다. 첫 주연이었지만 경력 많은 주연들과 잘 어우러지고 안정감이 들었다.

정다정과 홍대영은 19살 때 좋아했고 아이를 가졌다.

“모두의 꿈이 이루어지던 그 해 여름, 스무 살이던 우리는 꿈을 미루었다.”

사랑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둘은 점점 지쳐갔다. 이혼을 하기 직전, 홍대영이 18살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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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는 애를 낳고 다시 꿈을 좇아 사회로 나가는 여성의 이야기, 바빠서 미처 못 봤던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우리가 미처 잊고 살았던 일상 이야기 등이 예쁘게 담겨있다. 우리 엄마 아빠한테도 꿈이 있었고 고등학생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끼게도 해주는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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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되고 일이 힘들고 현실을 살아가는데 지쳐 자식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아빠 홍대영. 그는 18살 고우영이 되고 그의 쌍둥이인 아들 시우와 딸 시아가 다니는 고등학교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친구로서 아들딸을 보면서 이런 말을 한다.

“오늘 보니까 시아도 시우도 아빠일 때 몰랐던 게 많더라. 근데 20년 가까이 키워온 홍대영한테 안 한 이야기를 오늘 처음 만난 고우영한테는 하더라고. 지금 애들한테 필요한 사랑은 아빠 홍대영이 아니라 같은 학교 친구, 고우영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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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알던 쌍둥이의 모습과 다르지만 홍대영은 친구로서 그들 옆에 있어주고 챙겨준다. 18살이지만 꼰대짓을 하는 고우영이 티격태격하면서도 아빠로서 그 뒤에서 챙겨주는 모습이 찡했다. 아빠 홍대영의 그런 사랑이 잘 느껴지는 에필로그도 보면 좋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면서 아빠였고 남편이었고 한 직장인이었던 그가 고등학생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 자식, 아내, 주변 사람들을 보는 시선과 생각을 볼 수 있다. 기존 타임슬립물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고 그래서 색다른 점이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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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틀에 갇혀 내 아픔, 상황만 생각하고 타인, 가족들은 생각지 못하고 알기 힘들다. <18 어게인>은 이러한 점을 톡 건드려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져준다. 그 메시지는 마지막 화 내레이션에 나오니 꼭 확인해 보길 바란다!

당연히 우린 내가 처한 현실에 대한 상황들만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더해봤자 정말 가까운 주변 사람들의 세계 조금뿐이다. 그래서 <18 어게인>과 같은 드라마나 영화, 소설을 좋아한다. 그곳의 인물들을 보면서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들을 보고 이해하고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런 이야기들처럼 내 인생이 흘러가는 일은 없지만 내가 겪을 수 있는 것보다 넓은 세계와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생각하게 해주는 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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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도 고등학생을 이미 보냈지만 내가 겪어보지 못한 상황들과 미래지만 겪을지도 모르는 홍대영과 정다정의 상황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안에서 주는 메시지가 내가 살아가는데 더 넓은 마음과 생각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길, 그리고 그런 영화 드라마를 더 많이 찾을 수 있길 바라본다. (바로 뒤돌면 또 나만의 생각으로만 살아갈 수도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