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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는 서로 영혼을 공유한 사이라고 말한다. 여기, 영국 귀족 출신의 쌍둥이가 있다. 이름은 알렉스와 마커스. 이제 50대가 된 이들은 과거를 마주하기로 결정하며 카메라 앞에 선다. 그 이유는 잊힌 기억과 다시 쓰인 어린 날을 고치기 위해서다. 알렉스는 18살 때 사고로 기억을 모두 잃어버렸다. 알렉스에게는 오로지 마커스의 얼굴과 이름만 남아있었다.

chapter1.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온 알렉스는 그제서야 처음 아버지와 마주한다. 거대한 집과 엄격한 분위기에 알렉스는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지만, 가족이 원래 다 그렇다는 마커스의 말에 안도한다. 현관문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고, 집에 자식들이 들어가서는 안 될 통제구역까지 정해져 있음에도 알렉스는 마커스가 괜찮다고 말하니 그런 줄 안다. 알렉스의 잃어버린 시간은 마커스로 인해 채워질 수밖에 없었다. 유일하게 도와주는 가족이자 친구였기 때문이다. 어린 날 놀러 갔던 해변에서의 행복한 추억, 엄격해도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님의 마음, 첫사랑 등 마커스의 이야기에 의하면 알렉스는 꽤나 괜찮은 삶을 산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내 진실이 드러나고 만다.

chapter2.

쌍둥이의 아버지는 죽기 전, 마커스와 알렉스를 불러 차갑게 굴어 미안했다며 자신을 용서해 달라 요청한다. 알렉스는 그 사과를 받았지만, 마커스는 받을 수 없다며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이유가 무엇일까? 엄격했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도 여전히 쌍둥이는 현관문 키를 받을 수 없었고, 통제구역은 그대로였다.

두 사람에게는 이제 어머니만 남았지만, 어머니마저 뇌종양으로 쓰러진다. 알렉스는 그런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돌본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함께 했던 그 시간이 최고의 시간이었다고 알렉스는 말한다. 하지만 곧 상황은 완전히 바뀐다. 어머니도 결국 돌아가시고 쌍둥이는 그 통제구역을, 어머니가 지키던 그 무시무시한 집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마커스와 알렉스는 먼저 집안에 가득한 물건을 정리하기로 한다. 아래층부터 치우기 시작한 두 사람은 한 선반에서 지폐가 가득한 유리병을 발견한다. 커튼 속에서도 발견된 돈 다발. 알렉스는 예전부터 들었던 이상하다는 느낌이 선명해진다. 그리고 그는 정리하러 들어간 화장실에서 확신한다. 마커스가 말해준 ‘나’의 기억과 우리 가족은 어딘가 잘못되었음을.

한 화장실 안에서 알렉스는 공간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게 큰 옷장을 발견한다. 그 안을 가득채운 건 바로, 성인용품이었다. 알렉스는 충격받았지만, 마커스는 덤덤한 표정으로 신경 쓰지 말고 계속 청소나 하자며 발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다음으로 청소를 시작한 다락방, 그곳에서 알렉스는 쌍둥이의 유년 시절을 보게 된다. 교과서와 옷들 그리고 받은 적도, 뜯은 적도 없는 알렉스와 마커스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잔뜩 쌓여있었다. 친척들로부터 받은 선물들이었지만, 어머니가 모조리 숨기고 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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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는 어머니의 방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아는 어머니는 뭐지?’라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그곳에도 존재하는 거대한 벽장. 알렉스는 옷들을 뚫고 끝까지 들어가본다. 하지만 그곳에서 발견된 자물쇠로 단단히 잠겨 있는 또 하나의 문. 알렉스는 열쇠를 찾아 비밀의 문을 연다. 그 안에는 충격적인 사진 한 장이 덩그러니 존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