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들어도 서늘해지는 나의 흑역사. 흑역사 없이 살고 싶지만 흑역사는 계속 쌓인다. 흑역사도 오답노트를 쓰면 줄일 수 있을까? 고등학교 수학 선생님인 도도혜는 이를 믿고 실천한다.
도도혜는 수능 출제위원으로 문제 출제를 위해 합숙생활을 시작한다. 들어가는 첫날 대학시절 짝사랑했던 나필승이 파견 경찰로 있어서 놀란다. 나필승을 보면 떠오르는 흑역사로 괴로운 도도혜는 그를 피하며 문제 출제에 열중한다. 그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존재 자체로도 흑역사인 전 남편 최진상이 2차 검토위원으로 들어온다. 과거 짝사랑남과 전 남편과 생활을 하면서 흑역사는 자꾸만 축적된다. 계속해서 오답노트를 작성하고 복기하지만, 상황은 좋아지지 않는다. 왜 부끄럽고 민망한 상황은 줄지 않고 나는 인생을 계속 틀리는 걸까, 도도혜는 점점 지친다.
그렇게 남을 피하기 시작하고 혼자만의 삶으로 더 깊숙이 들어간다. 이런 도도혜를 보고 동료 선생님이 와서 응원의 말을 건넨다.
“도선생, 흑역사가 나쁜 거예요? 세상에 흑역사 없는 사람도 있나. … 뭐, 수학엔 등급이 있지만, 안생엔 없으니까. 좀 틀려도 괜찮지 않아요? 점수 깎이는 것도 아닌데, 뭐.”
이 말을 건넨 동료 선생님은 겉으로 보기엔 속 편하게 사는 사람으로 보인다. 이 선생님의 말처럼 사람의 인생에 흑역사가 없을 수는 없다. 또 개인별로 다르게 흑역사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흑역사로 괴로워하는 정도의 차이는 도도혜처럼 인생을 완벽하게 살고 남의 눈을 많이 보는 성격이냐, 동료 선생님처럼 훌훌 털어버리는 성격이냐에 달려있다. 시험이 틀리면 점수로 고정되지만 인생은 틀려도 점수가 깎이지 않는다. 시험 문제엔 맞고 틀림이 있지만 인생과 흑역사엔 정답이 없다.
삶을 살다가 내가 보기에 그리고 남이 보기에 틀린 순간들이 오고 좌절하는 순간이 온다. 하지만 도도혜처럼 그 순간에 묶이는 것보단 동료 선생님처럼 흘려보내는 것 어떨까? 흑역사 오답노트보단 ‘행복 정답 노트’를 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