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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다 보면 착각에 빠져들게 된다. 다른 나라의 작품을 볼 때는 안 그러는데 유난히 여름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일본 작품을 볼 때면 마치 내 여름은 찬란하고 반짝였던 것 같다고 기억 조작 당하곤 한다.

이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이다. 여름방학 때마다 할아버지네 집으로 향하는 호타루는 요괴가 사는 숲에서 길을 잃는다. 그곳에서 호타루는 요괴 긴을 만나게 된다. 긴은 인간과 닿게 되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호타루와 나뭇가지 끝과 끝을 잡고 호타루에게 집으로 가는 길을 안내해 준다. 그 후 호타루는 매년 여름방학 때마다 긴을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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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소녀와 요괴, 아마도 첫사랑 이런 키워드만 본다면 흔한 일본 애니메이션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은 1시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닿지 않아도 마음을 나눌 수 있고, 보고 있어도 애틋 해지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만든다.

점점 추워지는 겨울 이 영화를 보면서 싱그러울지 모를 내년 여름을 기다리는 것은 어떨까.